이번 주 화요일인 5월 21일 자 파이낸셜 타임스에 재미있는 칼럼이 있었다. 골드만 삭스가 도이치 방크를 인수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는 내용이다.

독일계 유니버설 뱅크인 도이치 방크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은행 부문의 높은 자본 비용, 미국의 은행들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IT 인프라, 실망스러운 실적, 법적인 스캔들 등에 휩싸여 있으며, 도이치 방크의 주가는 순자산의 1/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몇 달 전에 제시된 코메르즈 방크와의 합병 건도 이미 철회된 상황이다.

한편 골드만 삭스 역시 도이치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정부 하에서의 금융 규제가 예상만큼 완화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Marcus라는 브랜드 하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시작하였다. 또 JP모건이나 BoA와 같은 상업은행을 끼고 있는 대형 유니버설 뱅크들이 지배하고 있는 Treasury와 Transaction 등 기업들의 현금 관리 사업에도 진출하였다. 하나 저런 대형은행들은 규모에서 골드만 삭스랑은 차원이 다른 만큼 역시나 선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골드만 삭스가 새로운 사업들을 좀 더 쉽게 진행해나갈 방법으로 제시된 것은 도이치 방크를 인수하는 것이다. 도이치 방크 역시 유니버셜 뱅크인 만큼 규모가 상당하다. JP모건, BoA, HSBC 등에 비하면 약하겠지만 그래도 소매금융이나 현금 관리 사업하면 떠오르는 Western Bank들 중 하나이다. 도이치 방크 인수의 또 다른 강점은 Fixed Income 부문의 점유율 상승이다. 현재 글로벌 FIxed Income 사업에서 골드만 삭스는 4위를, 도이치 방크를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친다면 JP모건과도 경쟁이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현재 도이치 방크의 시가 총액은 140억 유로 정도인데, 이건 골드만 삭스의 18개월 정도의 순이익 규모이다. 사실 골드만 삭스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게 인수나 합병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도이치 방크는 위에 상기한 수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140억 유로 내고 산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고치는 데에 돈이 훨씬 더 들 수 있다. 한편으로 도이치 방크는 독일을 대표하는 은행이다. 독일 정치인들이 외국에서 이 은행을 사가는 걸 좋아할 리 없다.

골드만 삭스의 창업자 중 한 명은 Marcus Goldman 이라는 독일계 이민자라고 한다. 당연히 현실에서 가능할 것 같지는 않지만, 만약 골드만 삭스가 도이치 방크를 인수한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National Champion이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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